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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의 시 - 세상 안 새장 밖, 로봇-2050년

신기루(진) 2018. 3. 18. 13:21

계간 주변인과 문학 18. 봄호 신진 시인 신작

 

세상 안 새장 밖

 

 

세상 안에는 세상 안의 정의가 없고

새장 밖의 자유, 새장 밖의 정의뿐이네

 

야속해라

새장 안에는 한 묶음 채소 기를 데 없고

언젠가를 위한 꿈과

언젠가를 위한 정의, ()에 맴돌고 있네

 

옳은 것은 언제나 그르지 않고

그른 것은 언제나 옳지 않거늘

 

지혜란 음모를 누르는 음모

새로운 것마다 이미 낡은 것임에

정의도 자유도 새장 안에서는 어김없는 슬픔일세

 

그래도 상처 맞대어 보면

상처는 상처끼리 닮은 데 있어

바깥의 상처가 안의 상처 되는 것을

 

우두둑 안이 일어서고 우우우 바깥이 무너지며

안팎의 상처 마주하는 날 있으랴?

서로 핥으며 같이 일어서는 날이 오랴?

 

새장 안에는 상처뿐

밖의 자유, 밖의 정의는 오늘도 말에 맴돌기만 하고`

새장 안의 슬픔

바깥의 슬픔에 닿는 날 기다리네

 

 

로봇 2050 년의 일기

 

 

잠자리 한 마리 새떼를 추적한다 소리 한없이

파다닥 파다닥 새들이 숨을 곳을 찾는다

날갯소리를 뒤지는 고추잠자리 부리

 

 

캐릭터 유리왕이

캐릭터 치희를 업고

염아지독(念我之獨수기여귀(誰其與歸)

달린다, 비철금속 제주마(濟州馬) 타고 소리 없이

 

 

개들이 조회를 하고 있다 완벽한 도열

아이들이 응원을 한다 오차 없는

귀가하는 아이들을 쫓아오는 벨소리

아이의 머리 지구의 하루가 깔고 앉는다

 

 

- 남극 사육 닭 사용 -

특별 할인 허브 훈제 유전자 치킨

서로 인간이라며 농담 나누는 비철금속의 하루

자정 맞추어 편안해 진다 완벽하다

 

남의 온도 속으로 내가 들어간다.

겨드랑이를 파고드는 비철금속 베개의 따뜻한 체온

로얄제리 잠 속에 250 CC의 사랑을 주입한다

 

캄캄한 수직 동굴

두레박이 달려있다

라는 것 라는 것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빛이 있으라 하심에

어둠 있네

 

전파가 닿지 못하는 새들의 무기력한 날갯짓이여

꾀꼬리 잠자리에 포획 당하고

염아지독(念我之獨) 수기여귀(誰其與歸)